대화는 잘 통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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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화는 잘 통하지만...

Q. 취향이 안맞는 연인끼리 오래갈수있을까요??

예를 들어 정말 단순하게는 음식 취향이라던가, 아니면 영화나 드라마나 유튜브 컨텐츠같은걸 볼때도 서로 웃는 포인트가 다를때가 많아요. 음식은 제가 매운걸 잘 못먹는 편이기도 소위들 말하는 맵찔이인데 애인은 매운걸 정말 사랑합니다. 그 땀흘려가며 먹는 짜릿함이 있다는데 전 전혀 이해를 못하겠거든요.
어쨌든 단순한 것은 다 서로 맞출순 있겠지만 기본적으로 무언갈 같이 봤을때 서로 생각하고 해석하는 포인트가 전혀 다를때가 많아요. 그게 한편으론 신기하기도 하고 제게 자극제가 되기도해서 좋을때도있는데 뭔가 연인끼리 내가 아! 하면 상대방이 바로 어!해주는 그런.. 느낌이 들지는 않아요. 이런 얘길 딱히 서로 인식해서 대화를해본적은 없는데 가끔씩 보면 서로 눈만 마주쳐도 뭔가 통하고 그런 느낌도 없는 우리가 과연 오래갈수 있을까 이런 생각이 들어요. 그렇다고 남친이 아예 저와 안맞는건 아니에요. 대화도 통하고 웬만한 또래보다 더 어른스런 모습에 끌린것도 있거든요.
근데 가끔가다 이렇게 묘하게 안맞는 포인트들이 생길때? 좀 의문이 들거나 우리 관계에 대한 걱정이 들어요

A.

본질의실마리 저는 연애를 9년 정도 하고 결혼을 했어요. 와이프와 교제를 하기전을 떠올려보면 저희는 정말 어울리지 않는 느낌이라고 생각이 들고 실제로도 결혼후 대화를 하면서 우스갯 소리로 아마 우리가 좀 더 어릴 때 만났더라면 분명 우리는 사귀지 않았을 거다 라는 말을 해요 그만큼 저희도 굉장히 다른면들이 많았답니다. 그런데 엥이님의 글을 보면서 다른 것 보다는 우선 대화가 통한다는 것에 충분히 괜찮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 다른건 다 잘 맞는데 대화가 안통하면 그건 전혀 괜찮지 않은데, 대화가 통한다면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를 이해할 수 없더라도 인정할 수 있는 여지가 있기 때문에 충분히 괜찮다 라고 생각해요 처음부터 아!하면 어! 할 수 있으면 좋기도 좋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그런 것들이 무뎌져서 서로를 당연히 여기는 일들이 생기면 너무 슬플 수 있어요. 하지만 처음엔 조금은 삐걱대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내가 가지지 못한 이 사람의 다름이 점점 더 사랑스러워지는 경험들을 하게되면 생각보다 훨씬 더 단단한 관계로 발전할 수도 있답니다. 모든 전제는 대화가 통해야 해요. 그리고 그 대화는 서로에게 그리고 나 자신에게 솔직할 수 있는 대화여야 해요. 그러면서 이해를 하려고 애를 쓰기 보다는 상대방을 인정하려고 노력해보신다면 분명 좀 더 단단한 연인사이가 될 수 있지 않을까해요 :)
달뜬 저랑 남편은 여행가고 영화 보는걸 좋아해요. 그런데 여행 취향도, 영화 취향도 달라요. 연애 때는 분명 비슷해서 재밌다 대화 잘 된다 생각해서 결혼한건데, 살아보니 너무도 달라 같이 여행을 가도 같은 영화를 봐도 대화가 재미없어지더라고요. 남편이랑 저는 가족우선주의자에요. 그런데 저는 인간 관계가 넓고 깊은 편인데 반해 남편은 가족 밖이에요. 남편은 제가 친구인셈이죠. 뭘해도 저랑 놀고 싶어하죠. 그래서 제가 친구 만나러 놀러가는걸 못마땅하게 생각했어요. 같다고 생각한 것도 다를 수 있고, 맞다고 생각한 것도 틀릴 수 있죠. 그래서 힘든 때가 분명 있어요. 저도 남편이 랑 있는게 너무 재미없고 지루할 때가 있었거든요. 그리고 둘 다 서로에게 실망하고 이혼 이야기까지 하며 사이가 나빠질 때도 있었어요 근데 이혼을 생각하는 그 순간에도 저는 남편을, 남편은 저를 서로에게 부족하고 별로이다 생각하면서도 각자가 인간적으로 서로를 좋은 사람이다라고 인정해줬어요. 그래서 어느 순간 놓지 않았던 서로를 위해 노력 하고, 서로에게 맞춰가고 다름을 받아드리는 시간을 보낸것 같아요. 그리고 지금 잘 지내고 있고요 :) 완벽한 사람은 없어요. 취향의 차이를 인정하고 다름에 대한 이야기를 공감해주는 사람인지 살펴보세요. 달라서 힘들다는 내 말을 이해하고, 차이를 좁히기 위해서건 각자 좀 더 즐겁기 위해서건 서로에게 적당한 해결 방법을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이 앞으로도 겪게 될 많은 차이와 문제들을 나은 방향으로 함께 헤쳐나갈 수 있는 것 같아요.
나탸샤와 취향이 안 맞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취향마저도 비슷하다면 좀 편할 수는 있겠지만 다르다고 한들 서로 사랑하는데 장애가 될 정도는 아닙니다. 서로 맞춰가면서 알콩달콩 살아가는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매운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랑 순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랑 옳고 그른 문제는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취향이 아니라 가치관이 중요합니다. 내가 도저히 용납 못하는 행동을 상대가 아무렇지도 않게 하거나, 내가 매우 중요하게 생각하는 부분을 상대도 무겁게 바라보는지를 봐야 합니다. 식당에 가서 매운 음식을 먹고 못 먹는 것 때문에 서로 티격 태격하는 것은 괜찮습니다. 하지만 상대가 식당 종업원을 오라가라 막 함부로 대하는 것은 어떨까요? 나는 세상에서 진상떠는 사람을 가장 혐오하는데 내 남친이 그런다면 그것은 심각하게 고민해 봐야 할 부분입니다. 사회적 약자를 대하는 방식, 성공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더라도 나의 이익을 쟁취하는 태도, 당장의 위기를 모면하기 위해 쉽게 하는 거짓말 등 가치관에 관련된 부분에서 각인각색의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내 관점에서 옳고 그름의 문제인 부분에서 상대와 입장차이가 발생할 때가 심각한 상황입니다. 남친과 시간을 보내면서 그런 부분을 유심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눈만 마주쳐도 서로 통하는 느낌이 오는 사람도 분명히 있긴 할 것입니다. 하지만 평생에 그런 사람을 만나는 것은 확률적으로 매우 희박합니다. 나에게 딱 맞는 사람이 아니라 내가 평생 '사랑할 수 있을 만한' 사람을 찾아서 인연을 맺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기발한발명가 남자와 여자가 다른겁니다. 그리고 어느 만남이나 다른 부분이 보일 수 있어요. 성장기부터 습관이 다른 생활 문화까지 친구로서는 느끼지 못하는 걸 연인으로 알게되면 놀라는 부분이 많게 됩니다. 친구는 나랑 맞는 부분이 둘이면 되는데 연인은 5가지 중 셋이 필요해요. 그 세가지가 이 사람의 다름에도 같은 방향을 보며 방향을 잡을 수 있는 부표가 된다고 보아 집니다. 한 사람과 어떤 부분을 공유한다는 건 우주 두 개가 만나는 것이래요. 서로 장점을 칭찬해주고, 다름을 인정해 주었을 때 인연은 더 아름답고 단단해 집니다. 아름다운 사랑 많이 하시길요. 진정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이 계산되지 않고 순수하다면 궁합도 필요없답니다. 그리고 글쓴님께선 이미 그 분의 장점을 인정하고 계시네요. 너무 예쁜 마음이에요.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누가 누굴 사귀는 이런 애틋함이 참 부럽고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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